서주 슬픈 사랑
푸릇했던 그 밤, 모든 것이 바뀌었습니다. 처음부터 내 것이 아닌 삶이었습니다. 어둠의 깊은 곳에 묻혀있던 나는 빛이 되지 못하고 형체 없는 그림자만이 남았습니다. 하지만 너만은, 너만은 나를 보았습니다. 말없이 알아주고, 설득하지 않아도 이해해 주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게 바로 너였고, 그 이유를 알 수 없었습니다. 그저 너라는 사람이 나에게 안도감을 주었습니다. 서정한. 너라는 바람이 분다. 너를 따라 어디든 갈 수 있습니다. 그 바람이 멈춘다 해도, 나는 기꺼이 네게 몸을 맡길 것입니다. 나에게는 낯선 행복이라는 희미한 단어를 위해 꿈꾸는 너를 위해서입니다. 이 소설은 서주와 강주라는 얼굴이 똑같은 쌍둥이 자매의 이야기입니다. 서주는 자신감 넘치는 성격으로 공부도 잘하고 운동도 잘합니다. 하지만 강주는 내성적이고 조용하며, 배척받는 삶을 살아갑니다. 그런데 어느 날, 서주가 사라집니다. 강변에서 불타는 시체가 발견되었고, 그것이 바로 서주였습니다. 그 사건 이후, 강주는 자신이 서주라고 주장하는 미친 엄마에게 미움을 심하게 당하게 됩니다. "나는 강주라고!"라고 말해도 엄마는 뺨을 때리며 계속해서 서주라고 외칩니다. 그렇게 강주는 서주로서의 인생을 살게 되었습니다. 외롭고 가짜인 삶, 자신의 모습으로 존재할 수 없는 삶을 살아가면서도, 유일하게 자신이 강주라는 것을 바로 알아봐 주는 사람을 만났습니다.
서주 첫 만남
서정한은 DH유통 회장의 둘째 아들로, 예리한 외모와 어른스러운 분위기를 지니고 있습니다. 그는 한국으로 돌아와 경영 기획 팀장으로 일하면서 어린 시절의 첫사랑인 강주와의 재회를 꿈꾸고 있습니다. 하강주는 목탄화 전문 화가로, 아름다운 외모와 내성적이며 조용한 성격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녀는 엄마의 남자친구로부터 학창 시절을 힘들게 보내며 불운한 처지에서 살아왔습니다. 하지만 자신이 강주라는 사실을 알아주고 사랑을 받는 빛나는 삶을 살게 된 하서주의 이야기를 통해 불쌍한 여자 주인공으로서 주목을 받게 됩니다. 그녀는 미친 엄마와 자신의 몸을 노리는 엄마의 남자친구로 인해 많은 고통을 겪었습니다. 하서주는 유일하게 자신이 강주라는 사실을 알아봐 주는 정한과의 재회를 위해 그의 세계로 들어가게 됩니다. 소설에서 나오는 문구인 그녀가 빛이라면, 나는 그 빛을 더욱 밝히는 그림자였다.와 책 뒤편의 소개를 보면, 이 소설은 우중충한 분위기의 최고가 될 것이라는 걱정을 했습니다. 작가는 요즘 이런 스타일의 소설에 매료되셨는지 모르겠습니다. 달콤하고 밝은 소설을 보고 싶었지만 서주와 야만의 세계 모두 어둡고 흐릿한 분위기에 빠져들게 되었습니다. 야만의 세계와 서주는 둘 다 의아한 느낌이 강하며, 비교적 암울하고 어두운 분위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날씨로 비유하면 비가 오기 직전 흐린 하늘이나, 계절로 비유하면 칼바람이 부는 추운 겨울을 연상시키는 소설들입니다. 두 소설은 비교적 많이 언급되는데, 개인적으로는 야만의 세계가 더 매력적으로 다가왔습니다. 야만의 세계는 주인공들이 직접적으로 불쌍하게 느껴지지 않고, 남자 주인공의 엄마가 신비로움과 의문을 자아내며 궁금증을 자극하여 흥미로웠습니다. 하지만 이 소설은 우울한 분위기만이 지속되었습니다.
서주 가슴 아픈 이야기
주인공들이 너무나 심각하게 불쌍했습니다. 어른이 되어서는 둘 다 성장하고 복수를 위한 힘과 능력을 갖추었지만, 학창 시절의 그들은 정말 안타까워서 보기 힘들었습니다. 미움을 당하고 매 맞는 사생아인 남자 주인공과, 엄마의 차별로 인해 소외되고 소심하게 살아온 여자 주인공은 정말 가슴 아팠습니다. 그리고 쌍둥이 동생이 죽고 나서도 여자 주인공은 자신이 아닌 삶을 살게 되었고, 남자 주인공은 10년 동안 뒤에서 서주를 계속 지켜보며 보조 남자 주인공으로 남게 되었습니다. 사실, 왜 강주가 보조 남자 주인공으로 나오는 인혁을 원망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서주를 강주로 착각하고 사랑한 것이 잘못인가요? 쌍둥이인지 몰랐던 게 크게 잘못한 건가요? 사랑이 아니라고 말했으니까 죽은 게 인혁의 탓인가요? 오히려 인혁은 사람답게 살 수 있도록 도와준 것에 대해 고마워해야 할 일이 아닌가요? 인혁은 무엇인가 소중한 것을 잃고 원망조차 못하는 모습이 너무나 불쌍했습니다. 전체적으로 이 소설은 제가 좋아하는 로맨스 코드와는 맞지 않아서 평이 박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권력 싸움, 불쌍한 여자 주인공과 남자 주인공, 치 떨리는 악역 등 심각하고 우중충한 분위기가 지속되었습니다. 현실이 이미 암울한데 소설까지도 행복한 마무리를 향해 터지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이 책은 제 취향에는 맞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작가의 글 쓰는 실력이 크고, 끝까지 다 읽은 이유는 그들의 행복한 모습을 빨리 보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우지혜 작가는 좋아하는 작가 중 한 분이라 다음에도 작품을 읽어보고 싶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다음 책은 밝은 장르의 소설이었으면 좋겠습니다. 달콤하고 가슴 설레는 내용에 꿀이 떨어지는 그런 소설을 기대합니다.


